Page 37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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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上 37
했으며,허리에 돌을 지고 방아를 찧기도 했다.보리를 지고 수레
를 밀기도 했으며,채소밭을 건사하며 밥을 짓기도 했었다.또는
밭을 개간하기도 하고 차를 달여 베풀기도 하며 흙을 나르고 연
자방아를 돌리기도 했다.이는 모두 높은 뜻으로 세속을 끊고서,
쉬지 않고 스스로 애쓰며 도를 성취하고자 한 자만이 할 수 있었
던 일이었으니,이를 두고 “게으름 속에서는 한 법도 나오지 않는
다”고 한 것이다.
마침내 연원(淵源)을 통달하고 나서 보니 그것은 너무나 어렵
고도 험하여 아무도 달성하지 못할 것이었는데도 그들은 해냈었
다.그런데 세상에 나와 상대하며 허리 굽히거나 높여 보는 등의
일은 못 하겠다고 하니,이것은 하지 않는 것이지 못 하는 것은
아니다.
당초에는 구름 위에 머물렀으나,스스로 경책하여 방편문을 넓
히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
5.유서기(裕書記)에게 주는 글(杭州 靈隱寺에 주석한 佛智禪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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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다운 경지를 밟고 편안한 곳에 도달하고 나면,그 가운데에
는 헛되이 버릴 공부가 없고 끊임없어서 실낱만큼도 샐 틈이 없
다.담담하고 고요히 엉켜서 불조도 알 수 없고 마군 외도도 부여
잡을 수 없으니,이는 스스로 머무를 것 없는 대해탈문에 머무른
것이다.다함없는 시간을 지낸다 해도 그저 한결같을 뿐이니[如
*다른 본에는 불(佛)자가 빠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