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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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上 43


            통 밑이 쑥 빠진 듯한 데에 이르러야 그 많은 악지악견을 떨어 주
            고,가슴엔 실낱 만한 것도 남겨 두지 않아 투철하게 깨끗해야만

            비로소 손을 써서 단련시키고 그런 뒤에야 비로소 주먹질과 발길
            질을 그만두었다.
               그런 뒤에 금강왕보검으로써 그가 과연 실천하고 감당할 수 있

            는지를 헤아려 보았다.아무 일도 없이 깨끗하여 산은 산,물은
            물이게 되면 다시 모든 성인이 가두어도 머무르지 않을 저쪽으로
            옮겨가도록 하여,예로부터 조사들이 깨닫고 전수해 왔던 정법안

            장(正法眼藏)에 계합하게 하였다.나아가 중생들을 위해 응용할 경
            우에는 농사꾼의 소를 몰고 가버리고 주린 사람의 음식을 빼앗아
            서 완전함을 얻어 조금도 실수함이 없음을 증득해야만 바로 본분

            의 도류(道流)인 것이다.
               마갈타국(摩竭陀國)에선 몸소 이 법령을 시행하였고,소림의 9

            년 면벽(面璧)에선 바른 종지를 온전히 제창[全提]하였다.그러나
            뒷사람들은 뚝 끊겨 말없는 것으로써,우뚝한 만길 벼랑 같아 터
            진 틈도 없고 더듬어 볼 수도 없는 경계라고 잘못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는 본분사를 전혀 잘못 알고 알음알이를 가지고 제멋대
            로 헤아리면서 문득 높은 견해인 양 여긴 것이니,이야말로 큰 병

            통이다.예로부터 내려온 이 일은 본래 이런 적이 없었다.암두스
            님은 이렇게 말하였다.
               “목전에 드러난 바로 이것은 부싯돌 불이나 번뜩이는 번갯불과

            같다.만약 밝히지 못했다면 의심하지 말라.이는 향상인의 경계
            로서 그런 것이 있는 줄을 아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다.”
               조주스님이 “차나 마시게”했던 것과 비마스님이 나무집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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