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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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었던 것과 설봉스님이 나무공을 굴렸던 것과 화산스님이 “북
            두드릴 줄 아는군”했던 것과 구지스님의 한 손가락과 귀종(歸宗)

            스님이 연자방아 돌린 일과 현사스님이 (영운스님을)깨닫지 못했
            다 한 것과 덕산스님의 방망이와 임제스님의 할이 모두 철두철미
            하게 알음알이[葛藤]를 뚝 끊어 버린 것이다.

               대기(大機)와 대용(大用)이 천차만별한 갈등들을 하나의 근원으
            로 돌아가게 한 것이니,사람에게 끈끈한 것을 떼어 주고 결박을
            풀어 줄 수 있었던 것이다.만약 말을 따라 알음알이를 내는 이가

            있다면 곧 본분수단[本分草料]을 노새 젖 열 섬에 사자 젖 한 방
            울을 타면 모두가 흩어져 버리는 것과도 같았다.요컨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전수해 받아 면면히 계속 멀리 잇고자 할진댄,부디

            인정을 따르지 말고 쉽다고 여기지도 말지니,이것이 바로 단적인
            뜻이니라.

               “마지막 한마디에 비로소 견고한 관문에 도달한다”고 하였는
            데,참으로 진실한 말씀이다.생사를 투철히 벗어나 정인(正印)을
            지님이 모두가 이러한 시절이니,향상의 문 빗장을 밟은 자라야만

            바로 알 수 있다.




               7.법왕(法王)의 충장로(沖長老)에게 드리는 글



               예로부터 내려온 종승(宗乘)에서는 높이 초월하여 곧바로 증득
            하였으니,스승과 제자가 계합하여 깨닫는 일에 결코 소홀하지 않

            았습니다.때문에 이조(二祖)스님은 눈에 서서 팔을 끊었으며,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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