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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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끝만큼도 막히지 않는다는 것을 서로 안다.옛날에는 이 경우에
도 바른 법령[正令]을 행한 경우가 많았다.
예컨대 조주(趙州)스님은 “부처가 있는 곳에도 머무르지 말며,
부처가 없는 곳은 얼른 지나가라” 하였으며,석실(石室)스님은
“한결같이 가기만 하지는 말라.뒤에 다시 내게로 오리라”하였다.
동산(洞山)스님은 “풀 한 포기 없는 만리 밖으로 가라”하였고,대
자(大慈)스님은 “나도 데리고 가라” 하였으며,귀종(歸宗)스님은
“날씨가 추우니 가는 길 조심하라”하였다.또 조산(曹山)스님은
“가도 달라질 것 없다”하였고,오본(悟本)스님은 “비원령(飛猿嶺)
은 험하니 잘 살펴 가라”하였으니,이 모두가 가리고 숨길 것 없
이 단도직입적으로 보여준 것이었다.
백 갈래에서 오직 근본 밝히기에 힘써서 그 자리에서 알아차리
기만 하면,남쪽 고을이나 북쪽 지방 어느 곳에선들 그[渠]를 만나
지 않으랴.
끝으로 은근한 마음에서 한마디 더 하지 않을 수 없도다.자,
무엇이 진실한 곳인가?
주장자를 비껴들고 인간을 돌아보지 않은 채
곧바로 천 봉우리 만 봉우리로 들어간다.
櫛標橫擔不顧人 直入千峰萬峰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