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0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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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 고래로 크게 깨달았던 이들의 가슴속을 알아 버리니,
            어디를 가든지 쉬어서 은밀한 행을 실천하리라.그리하여 모든 천

            신이 꽃을 받들 길이 없으며,마군 외도가 찾아도 자취를 볼 수
            없게 되리니 이는 진정한 출가인이다.자기를 철저히 요달하여 만
            약 복(福)에 보답할 인연이 있다면,세상에 나와서 한 손을 드리운

            다 해도 분수 밖이 아니다.다만 마음을 결판내어 긍정한다면 결
            코 서로 속이지 않으리니,노승의 이런 말도 보주(普州)*사람이
                                                                1 5)
            도적을 쫓는 격이라 하겠다.





               24.광선인(光禪人)에게 주는 글


               적실[親切]한 뜻을 얻고자 할진댄,무엇보다도 구하려 하지 말

            라.구해서 얻으면 벌써 알음알이에 떨어진다.더구나 이 큰 보배
            창고는 예로부터 지금까지 역력하게 텅 비고 밝아서 시작 없는

            오랜 시간으로부터 자기의 근본이니,모든 움직임이 그 힘을 받든
            다.오로지 망상을 쉬어 한 생각도 생기지 않는 곳에 도달해야 그
            대로 투철히 벗어나 망정의 티끌에 떨어지지 않고 알음알이[意想]

            에 머무르지 않는다.훤출히 벗어나면 온 세상 어디에서도 감추어
            지지 않아서 물물마다 모두 대용(大用)을 이루며,낱낱이 모두가

            자기의 흉금에서 흘러나온다.
               옛사람은 이것을 두고 집안의 재물을 풀어 쓴다고 했다.한번



            *보주(普州)는 지금의 사천성(四川省)안악현(安岳縣)으로 도둑이 많이 모여 살던
              곳.보주(普州)사람이라 하면 곧 도둑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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