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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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上 81


            얻으면 영원히 얻으니 쓰고 누림에 어찌 다함이 있으랴.단지 몸
            소 참구한 곳이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여 철저하게 깨치지 못할

            것만이 근심스러울 뿐이다.그러니 분연히 모든 인연을 끊어 실낱
            만큼도 기댐이 없어서 몸과 목숨을 놓아버리고 당장에 알아차려
            서 두 번째 것이 없게 해야만 하리라.이렇게 되면 설사 모든 성

            인들이 나온다 해도 그를 움직일 수 없다.그때그때 마음대로 밥
            먹고 옷 입으면서 성스런 씨앗[聖胎]을 길러 알음알이를 남기지
            않으니,이야말로 마음을 깨닫는 지름길[徑截]로서 빼어난 법문(法

            門)이 아니겠느냐!




               25.민선인(民禪人)에게 주는 글



               옛 성인께서는 삼씨 한 말과 보리 한 톨을 먹었으며,옛 스님
            들은 괴로움을 몸소 겪고 음식을 담박하게 먹으면서 여기에만 정

            결한 뜻을 두었다.잠도 잊고 먹을 것도 잊은 채 오로지 확고히
            참구하여 실다이 깨치고자 하였으니,어찌 이른바 풍요로운 4사
            (四事)*공양을 바랐으랴!도가 옛날만 못하게 되자,법륜(法輪)은
                  16)
            채 구르지도 않았는데 식륜(食輪)이 먼저 구른다는 비난이 있게
            되었다.그리하여 총림에선 장로를 죽반두(粥飯頭)라 부르게 되었

            으니,옛날과 비교하면 완전히 상반된다 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러나 인연을 따라 변화하는 부분에서는 두 번째 단계라도 시
            행하여야 하는데,북쪽 산에 앉아 사방에서 찾아오는 납자를 제접


            *4사(四事):의복,음식,침구,의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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