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9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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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下 109
는데 투자스님은 인절미떡 하나를 주었습니다.그러자 조주스님이
말하였습니다.
“오랫동안 투자스님의 소문을 들어 왔는데,그저 인절미 파는
늙은이일 뿐이네.”
“ 그대는 아직 투자를 알지 못했네.”
“ 어떤 것이 투자인가?”
투자스님이 인절미를 집어들더니 말하였습니다.
“인절미,인절미지.”
“ 쌀 속의 벌레가 어찌 인절미 속의 벌레만이야 하겠습니까.만
약 투자를 참구할 수 있다면 석상(石霜)을 보게 될 것입니다.”듣
지도 못하였습니까?“대중 속에 있는 사람아,납승이라면 첫 번째
금강의 안목을 얻어야 하며,두 번째는 금강의 보검을 얻어야 하
며,세 번째는 주장자를 얻어야 하며,네 번째는 납승의 본분소식
을 얻어야만 한다”고 했던 말을.설사 낱낱이 꿰뚫었다 해도 거기
에 다시 마지막 한 구절[末後句]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44.등상인(燈上人)에게 주는 글
당장에 투철히 깨달으려 한다면 반드시 우선 자기가 서 있는
자리에 이 하나가 있음을 깊이 믿어야 한다.이는 고금에 빛을 드
날리며 지견이 아득히 끊어져 씻은 듯 깨끗하여 아무것도 기댈
것 없이 없는 것이다.항상 목전에 있으면서 털끝만큼도 모습이
없으며,허공같이 넓고 태양보다 밝다.천지만물은 비록 이루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