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5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P. 115

원오심요 下 115


            “차 마시게”와 설봉스님의 “공을 굴렸던 것”과 화산(禾山)스님의
            “북 칠 줄 아는군”이라 했던 것이,결코 다른 일이 아닙니다.참구

            하십시오.




               47.선자(禪者)에게 주는 글



               달마조사는 이 땅에 대승의 근기가 있음을 보셨기 때문에 천축
            으로부터 오시어 교(敎)밖의 종지를 전하였다.사람의 마음을 바
            로 가리켜 말이나 문자를 세우지 않았으니,아마도 말이나 문자는

            지말적인 일로서 여기에 집착해 버리면 확연하게 깨닫지 못할까
            염려스러웠기 때문이다.그 때문에 집착도 타개하고 현묘함마저도
            버렸으며,전광석화와 같이 견문을 떠나고 생각의 밖으로 벗어났

            다.한 생각도 내지 않고 곧바로 6근․6진을 꿰뚫어 각자 서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이 하나의 큰 인연을 알아차려 분명히 깨닫도

            록 하였다.
               문득 홀로 벗어나 한 물건에도 의지하지 않고 시방허공을 들이
            마시기도 하고 토해내기도 하면서 고요하고 잠잠하여 본래의 오

            묘한 마음을 깨닫게 하였다.이 마음은 일체의 세간과 출세간법을
            낼 수 있으니,오직 오랜 세월 이전부터 익혀 온 사람은 들먹여

            주기만 해도 대뜸 그 귀결점이 다시 딴 곳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전체 마음이 바로 부처이고 전체 부처가 바로 중생이며,중생과
            부처가 둘이 없이 한결같이 청정하고 텅 빈 것임을 알게 된다.그

            러니 어찌 이익과 손해,잘잘못,마음에 들고 안 듦,좋고 싫음,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