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0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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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 원래의 걸음걸이를 잃은 줄을 알랴.호랑이를 그린다는 것이
            이리를 그린 격이다.

               언젠가 확실히 통달한 식견 있는 이를 만나 밝은 눈에 간파당
            할 날이 있으리라.그들은 평소에 대중 가운데 거처하면서 묵관
            (黙觀)만을 하는 가엾은 이들이니,어찌 석가모니와 역대 조사들의

            체제가 이러한 데에 그쳤으랴.한번도 스스로 처음과 끝을 회광반
            조하지 않았음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온 세상에는 이를 배우는 자들이 벼․삼․대나무․갈대만큼이

            나 많다.고상하고 원대한 식견을 갖춘 이는 주춤거리지 않겠지
            만,지금 막 뜻을 낸 사람은 깊은 데까지 들어가지 못할까 걱정이
            다.아무리 목적을 높이 세우고 실천이 원대하다 해도 증상만(增

            上慢)을 만나거나 이 사견(邪見)의 숲 속에 빠져들 것이다.
               처음 한 번 어긋나면 영원히 윤회에 빠지고 그 흐름이 차츰차

            츰 넓어지면 막을 수가 없다.그래서 이 말을 해주는 것이니,대
            해탈과 대총지(大總持)에 원을 세운다면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무생(無生)의 큰 살바야해(薩婆若海)에 함께 들어가서 작

            은 배를 띄워 여러 중생을 제도하며,바르고 오묘한 도가 영원토
            록 퍼지게 한다면 어찌 통쾌하지 않으랴.




               49.원유봉의(遠猷奉議)에게 드리는 글



               예로부터 단박에 깨쳐 들어가는 외길과 대뜸 초월해 오르는 데

            에는 사람의 마음을 바로 가리켜 성품을 보아 부처를 이루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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