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7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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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下 127


            진다.매섭게 한쪽으로 뿌리치고 텅 비고 고요함만을 지키면서 한
            생각도 나지 않는 경지에 도달하여,해로(解路)를 번쩍 뒤집어서

            기연에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당장에 분명히 알아 털끝만큼도 의
            심할 틈이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깨달아 두 번째가 없으면,현묘한
            이성도 스스로 벗어버리는데 더구나 세간의 사물에 끄달리겠느냐.

               그러므로 옛사람은 즉심즉불(卽心卽佛)에서 큰 역량을 얻었고,
            마치 활활 타는 뻘건 용광로 속을 투철히 통과하듯 불조조차 세
            우지 않았다.단지 꽉 움켜잡아 주인이 되어 산에 머무른 것이다.

            모름지기 이렇게 십 년 공부를 전일하게 쏟아야 들어갈 길이 생
            긴다.
               조주스님은 “그대가 자기 자리에 십 년을 앉아 있었는데도 선

            (禪)을 알지 못한다면 내 머리를 베어 가라”하였다.
               결코 말이나 기연경계에 있지 않으니,요컨대 마음과 의식을

            쉬어야만 완전히 편해지리라.




               53.도인(道人)에게 주는 글



               각자 자기 발밑에 있는 하나의 일은 본래 뚜렷이 고요하여 한
            번도 움직인 적이 없다.위음왕불이 전부터 지금까지 확 트여 신

            령스럽고 밝으며,여여하고 평등하다.
               그러나 견해를 일으키고 마음을 내어 분별하고 집착했기 때문
            에 티끌 번뇌[情塵]가 시끄럽게 되었을 뿐이다.그러므로 날카로

            운 근기가 용맹한 몸과 마음으로 단박에 쉬어 한 생각도 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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