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0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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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에게 하늘을 통하는 바른 길이 있는 줄을 알랴.오로지 바람
            만 바라보고 더듬을 뿐이다.반드시 그 가운데의 사람이라야만 조

            계․태전․삼평․흥화․극빈과 모습이라도 비슷하리라.
               그러면 어떤 사람이 그런 사람이겠는가?
               봉황이 안개 낀 하늘 밖으로 곧장 들어가니,누군들 숲 속의

            참새를 두려워하랴.




               55.중송지장(中竦知藏)에게 주는 글



               암두(巖頭)스님이 말하였다.
               “무릇 종문을 부지하고 교학을 창도하는 뜻은 다 똥누기 전에
            있다.한 번 엿보고 그대로 꿰뚫어 멋대로 이론을 전개한다 해도

            흔적이 없다”라고.
               이는 실로 작가선지식의 수단이라 하겠다.눈 밝은 이는 문에

            들어섰다 하면 벌써 깊은지 얕은지를 분별한다.다시 입을 놀리며
            쓸데없는 짓 하기를 기다리면 언제 마칠 기약이 있으랴.
               설봉(雪峰)스님이 투자(投子)스님에게 물었다.

               “백추 한 번 치는 순간에 이루었을 땐 어떻습니까?”
               “ 성미 급한 놈은 아니다.”

               “ 백추 한 번 치는 것도 필요치 않을 땐 어떻습니까?”
               “ 민첩하지 못한 칠통이다.”
               옛사람에겐 원래 이런 가풍과 모범이 있어 흙탕물을 떠나고 언

            어문자를 끊으며 화살촉을 물어뜯어 과녁 부술 것을 요하였다.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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