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5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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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下 135


            와 소리가 드러나고 보면 감춰지지 않아서 우뚝히 세상을 놀라게
            하면서 점점 매일같이 새로워진다.

               덕교(德嶠:덕산)스님은 백목방(百木棒)을 휘둘렀고,제북(濟北:
            임제)스님은 우레 같은 할을 떨쳤으며,구지(俱胝)스님은 한 손가
            락을 세웠다.비마(秘魔)스님은 무쇠집게를 높이 들었고,상골(象

            骨:설봉)스님은 세 개 나무공을 굴렸고,화산(禾山)스님은 네 번
            북 칠 줄 안다 하였다.또한 충국사(忠國師)의 물주발과 위산(潙山)
            스님의 소 친 것 등이 모두 대중의 무리를 뛰어넘는 책략과 작용

            에 이르렀으며,서원(西園)스님의 ‘목욕물 데웠던 것’과 금우(金牛)
            스님의 ‘밥 먹어라 불렀던 것’과 천황(天皇)스님의 ‘호떡’과 조주
            (趙州)스님의 ‘차 마시게’했던 일들은 미세한 곳까지 다 궁구하고

            연원을 훤히 꿰뚫은 것이다.
               시절과 기연을 저버리지 않고 종지와 격식을 초월하였으니 진

            실로 기린의 두 뿔이며 사자의 발톱으로서,뒷세상에서도 그를 우
            러르며 그 자취를 따라가지 못하였다.말 한마디를 내고 한 기봉
            을 시행하는 데 있어서는 더욱 형상과 명칭을 헤아리고 모양 짓

            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뜻 있는 사람이라면 시작하기 전에 이러한 책략을 쌓아서 단박

            에 제방(諸方)을 초월해서 인연을 대하니,어찌 국한되고 갇혀서
            어정대고 딸려 가는 무리가 되겠느냐.그 때문에 계속 해 나아가
            는 가운데 가슴속을 열어 젖혀서 옛사람의 고상한 가풍을 따라가

            고자 한다면 저절로 범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가 알아주는 이를 만나면 헛되지 않으리니,그를 역사에
            남게 한다 해도 욕됨이 없으리라.그러므로 나는 진심으로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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