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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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하고 드러내는 바이다.
58.오시자(悟侍者)에게 주는 글
운문(雲門)스님이 대중에게 법문을 하였다.
“스님네들이여,망상 부리지 말라.산은 산 물은 물이며,스님
은 스님 속인은 속인이다.”
그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제가 산을 산으로 보고 물을 물로 볼 때는 어떻습니까?”
운문스님은 손으로 면전에 한 획을 그으면서 말하였다.
“불전(佛殿)이 무엇 때문에 이 속에서 가느냐?”
지난 시절 대중 속에서 참구할 때 “산은 산 물은 물”하며 일
없는 선[無事禪]을 설하며 서로 전하는 것을 보았는데,평범하면
서도 실다워 더 이상 허다한 일들이 없었다.현묘한 이치니 성품
이니 하는 것들을 뽑아 버리고 공(空)을 천착하여,심장을 요란스
럽게 흔들어 놓은 것을 면할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운문스님이 자비로 한 가닥 길을 열어 보여주시자
이 스님은 대뜸 알아차리고 나와서 물었던 것이다.그러자 운문스
님은 뒤에서 고차적인 선 도리를 사용하여 그를 얼떨떨하게 하더
니,이윽고 손으로 획을 긋고는 “불전이 무엇 때문에 이 속에서
가느냐”고 물었으니,이야말로 그를 뒤바꿔 준 것이라 하겠다.
그 때문에 일반적으로 진실만을 이야기해야 올바른 선(禪)이며,
이쪽저쪽을 지적하기만 하면 그대의 눈동자를 바꾸는 것이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