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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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한 손가락을 세웠으며,실오라기를 입으로 불었고,복사꽃을
            보고 깨치기도 했으며,대나무에 기왓조각 부딪히는 소리를 듣고

            깨치기도 했습니다.이는 모두가 깨달아 증득한 곳들인데,불법에
            어찌 많은 것이 있겠습니까.요컨대 재주를 끊어버리고 그 자리에
            서 알아차린다면,그것이 바로 안락하게 닦아 증득하는 경지입니

            다.




               6.흥조거사(興祖居士)에게 드리는 글



               허망한 속박을 벗고 생사의 소굴을 부수려면,첫째 근기가 매
            서워 날카롭게 트여야 하며,다음으로 영원토록 물러나지 않겠다
            는 마음을 갖추어야만 합니다.역량을 크고 깊게 하여 마군이나

            경계 인연에 흔들리지 않고 불조의 큰 법으로 본심에 도장을 콱
            찍어야 합니다.이 마음은 진정명묘(眞淨明妙)하여 홀로 우뚝하게

            존재합니다.
               허공세계는 생겼다가 사라지지만 이것은 애초부터 변하지 않습
            니다.똑바로 한결같이 부여잡고 탐구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철

            저하게 물(物)과 아(我)가 하나가 되면 아래로 사무치고 위로 통합
            니다.금강의 바른 몸은 분명하고도 분명하여서 털끝만큼도 샐 틈

            이 없이 영롱하여 광채가 사무치니,만 년이 한 생각입니다.처음
            엔 비록 완전하지 못하다 해도 죽음을 무릅쓰고 뿌리치면 날이
            갈수록 친근해집니다 북실이 오고 가듯 끊기지 않게 길러 푹 익

            게 되면,하루종일 모든 경계 속에서 착착 육진을 벗어날 의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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