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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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간절히 바라노니 반드시 잘 간직하여 힘을 얻도록 해야만
좋으리다.
옛날에 현인달사들은 큰 근기를 갖추어 능히 스스로 깨치고,
다시 힘써 실천할 수 있었는데,이를 ‘공부한다’고 합니다.오직
자기에게서 일어나는 마음과 요동하는 사념을 오래도록 살펴서
털끝만큼이라도 있기만 하면 급히 없앴던 것입니다.결코 어떤 일
을 한다는 생각을 짓거나 얘기 밑천으로 삼아 다른 사람을 이겨
굴복받기를 기약하진 않았습니다.즉 지견을 자라나게 하고,주관
을 세우고,남을 이겨서 명성을 도모하지 않고 진실하게 오로지
생사대사만을 위해 백겁천생토록 어둡지도 않고 함정에 빠지지도
않았던 것입니다.
예로부터 전혀 눈썹을 아끼지 않고 남들을 위해 가리켜 보여준
경우가 많습니다.즉 운문스님은 “자체 그대로 진실이다”하였고,
임제스님은 “보신 화신불의 머리에 눌러앉는다”하였으며,덕산스
님은 “마음에 일삼을 것 없다.마음에 일삼을 것이 없으면 텅 비
었지만 신령하며 고요하지만 두루 비친다”하였습니다.암두스님
은 “그저 무심함을 지킬 뿐,어느 때나 하고자 함도 의지함도 없
으면 자연히 모든 삼매를 초월한다”하였으며,조주스님은 “내가
백천 명을 보아도 다 부처 찾는 사람뿐이다.그 중에서 무심도인
을 찾기는 어렵다”라고 말하였습니다.이 말을 자세히 음미해 보
고 마음을 쉬어 나간다면 훗날 언젠가 경계와 인연을 만났을 때
힘을 얻게 되리다.요컨대 조심스럽게 보호하며 새나가지 않게 하
는 것이 비결입니다.
배상국이 황벽스님을 뵙고 말끝에 깨달았으나 다시 전심(傳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