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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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안정되게 하여 오래도록 담담여여(湛湛如如)하여 변하지 않도
록 해야 합니다.
그러면 반드시 크게 편하고 즐거울 기약이 있을 것입니다.근
심스러운 것은 푹 쉬어 버리지 않고 밖으로 찾아 총명을 부리는
것입니다.이야말로 본래 있는 성품이 마치 금강처럼 견고하여 영
원토록 잠깐 사이도 끊긴 적이 없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하겠습
니다.
만약 녹여서 쉬어 버린 지가 오래되면 갑자기 통 밑이 빠져 버
린 듯하여 자연히 안락해지겠지만,선지식을 찾아서 이론만을 넓
게 지니려 한다면 더더욱 멀어지기만 합니다.다만 매섭고 영리한
근성으로 매섭게 스스로 끊고 스스로 버려야,깨달아 들어갈 곳이
있어 스스로 알게 됩니다.이미 알고 난 뒤는 안다는 것마저도 세
우지 않아야만 비로소 진실청정한 경계에 나아가게 됩니다.
공이 도에 계합한 밖을 가지고 짐짓 억지로 말하노니,테두리
바깥을 관조하십시오.
17.장대제(蔣待制)에게 드리는 글
이 일로 말하자면,하늘․인간․뭇 생령․부처․조사에 이르
기까지 모두가 이것의 위력을 받습니다.다만 뭇 생령들은 이를
간직하고 있으나 어둡고 미혹하여 부질없이 생사윤회를 받고,불
조는 이를 통달하여 훌쩍 증득했을 뿐입니다.그러나 미혹과 깨달
음이 다르긴 해도 불가사의하기는 매일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