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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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들 뿐입니다.
               반드시 불조가 있기 전부터 있어 온 이 한 조각 심전지(心田地)

            가 어디서 왔는지를 알아차려야 됩니다.가는 털끝만큼이라도 얻
            은 것이 있기만 하면 이는 사이비 반야[相似般若]이니,응당 잘 분
            별해서 티끌 경계에 떨어지지 말아야 합니다.죽는 날에 가서 이

            치 자리가 분명하지 못하여 끊을 수 없으면,그때는 두려운 마음
            이 어지럽게 일어나 후회해도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오조(五祖)스님께서는 평상시에 학인들에게 “반드시 죽음에 임

            했을 때의 선(禪)을 참구하라”고 법문하셨는데,이는 작은 일이 아
            닙니다.설사 총명한 변론과 지혜로 칠통팔달하여 크고 작은 이론
            이 실낱처럼 이어진다 해도,그것은 식(識)으로 배운 문자에 불과

            합니다.쓸모 없는 너절한 것으로는 결국 끊을 수가 없습니다.
               그 때문에 예로부터 큰 도를 지닌 종사들은 오직 뛰어난 이근상

            지(利根上智)의 기특한 인물들과 함께했습니다.즉 육긍대부(陸亘大
            夫)․왕경상시(王敬常侍)․배상국(裴相國)과 감지도인(甘贄道人)․
            진조상서(陳操尙書)․최군(崔群)․이고(李翶)․두홍점(杜鴻漸)․방

            거사(龐居士)․이발(李勃)․우적(于頔)과 본조(本朝)의 내한 양대년
            (內翰楊大年)․이부마(李駙馬)등 여러 사람의 경우,탐색하고 참구

            하여 팔면이 영롱하여 참된 경지를 밟지 않은 이가 없습니다.그래
            서 사람들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냈으며 사람들이 실천하기 어려운
            것을 실천할 수 있었습니다.안팎으로 불법을 보호하면서 큰 법의

            바다 가운데서 나루터가 되고 본보기가 되어 남섬부주에 나온 한
            생을 허비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옛사람이 이미 그러했는데,지금은 어찌 일상적인 것만 지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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