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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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下 55
서 자기의 생사대사와 오묘한 도를 크게 지키는 것으로 지극한
요체를 삼지 않습니까.내버려두어 모든 티끌 경계에 끄달리고 얽
매이며 말이나 개념,의미,법수[數]에 갇혀 뛰어나게 향상의 안목
을 지을 만한 대해탈의 근기가 없으니,애석하다 하겠습니다.
대장부가 껍질을 타파하고 찾아와 법문을 청하였다면 응당 온
몸이 눈[眼]이 되어 허깨비 인연을 간파하고 금강보검으로 애욕의
그물을 끊어야 합니다.비록 선비가 되어 재관(宰官)의 몸을 하고
있더라도 붓끝에서 훌륭하게 방편을 짓고 일을 지휘하는 가운데
조사의 법령을 잘 행해야 합니다.보고 듣는 모든 것에서 인과를
알고 변통을 알면 바로 옛사람과 짝이 되리다.
마지막 한 구절에서 비로소 견고한 관문에 이르니,요긴한 나
루터를 꽉 쥐고서 범부든 성인이든 통과시키지 말아야 합니다.돌
(咄)!다만 수준 낮추어서 설한 방편만을 보고서 눈뜨고 꿈을 꾸어
서는 안 됩니다.반드시 정수리 위에서 솜씨를 펼 수 있어야 하리
다.
16.증소윤(曾少尹)에게 드리는 글
불조의 오묘한 도는 오직 각자 사람들의 근본 위에 있으니,실
로 본래 청정․명묘한,무위무사의 마음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비록 오랫동안 정성을 들였는데도 진실을 살피지 못하는 까닭은
무시 이래의 총명과 영리함과 지혜로운 성품으로 조작하는 것이
많아 거기에 빠지기 때문입니다.다만 이 마음을 텅 비고 한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