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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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려는 마음만 가졌다면 반드시 그대를 속이지 못하리라.




               21.영상인(英上人)에게 주는 글



               도의 현묘함은 지극히 간단하고 지극히 쉽다 하였는데,이 말
            은 진실하다 하겠다.그 근원을 통달하지 못한 자는 말한다.“이

            는 지극히 깊고 그윽하여 공겁 이전,혼돈(混沌)이 나뉘지 않고 천
            지가 성립하기 전에 있었다.아득하고 황홀하여 궁구하지 못하며
            따져 묻지를 못한다.오직 성인만이 깨달아 알 수 있다.그러므로

            그 말은 알아도 그 참뜻은 모르는데 어떻게 이 일을 말로 하겠는
            가”라고.
               이는 사람마다 자기에게 원만히 이루어져 매일 작용하는 가운

            데서 적나라하게 모든 일에 다 관계되고 어디에나 두루하여,아무
            리 어두운 곳도 밝히지 않음이 없으며 한시라도 작용하지 않음이

            없음을 전혀 모르는 것이다.다만 오랫동안 등지고 치달린 지 오
            래되어,억지로 가지와 마디를 내고 스스로를 믿으려 하지 않고
            한결같이 밖에서만 찾으려 하기 때문에 찾을수록 더욱 멀어진다.

            그러므로 달마스님은 서쪽에서 와서 “사람의 마음을 곧바로 가리
            킨다”고만 하였을 뿐이다.이 마음이 바로 평상하여 하릴없는 마

            음이다.
               천기(天機)는 스스로 펼쳐져 있어서 구속과 집착이 없고 주착
            함이 없이 천지와 덕이 같고,일월은 합당히 밝으며 귀신과 길흉

            을 같이하여 털끝만큼도 알음알이의 가시를 용납하지 않으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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