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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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下 71


            는데 향상일로에 다시 무엇이 있겠으며,어찌 세간의 거친 망상으
            로 헤아릴 바이겠느냐.

               요컨대 반드시 종전의 망상과 계교,집착,망정의 티끌,낫다
            못하다는 견해를 물리쳐서 본성의 이치를 분명하게 가려야 한다.
            끝내 본분이 아닌 것은 한 칼에 잘라야 곧바로 벗은 듯이 자유로

            울 수 있다.그렇게 되면 털끝만큼이라도 시방세계 티끌을 포섭치
            않음이 없어서 작용하는 모든 것이 불조이며,모든 불조가 바로
            작용이다.한번의 몽둥이질,한 번의 ‘할’,한마디 말,하나의 경계

            에 전혀 고정된 틀이 없다.일체를 실제 깨달음으로 도장치니 마
            치 영약을 만들듯 무쇠를 두들겨 금덩어리가 되듯 모조리 나로부
            터 나오지 않음이 없다.이미 오랫동안 참당하여 법을 묻는 사람

            도 지견과 알음알이를 내는 경우가 많은데,그것은 견문만을 더할
            뿐 끝내 실제의 일은 아니다.

               모름지기 한 번 쉬어 일체를 쉬고 하나를 알아 모두를 알아서
            이 본래면목을 보아 본지풍광을 통달해야만 한다.그런 뒤에는 무
            슨 일을 하든지 일체가 있는 그대로 완전하여 마음의 힘을 빌리

            지 않으니,마치 바람이 부는 대로 풀이 쏠리듯 한다.숲 속과 시
            장거리가 다르지 않으니,이것을 ‘꽉 움켜쥐고 주인이 되었다’고

            한다.중생의 명맥(命脈)을 저울질함이 자기의 손아귀 속에 있고
            마음대로 어떤 판단이든 한다.바로 이것을 작용 없는 도라 부르
            니,어찌 지극한 요체이며 지극히 안온한 큰 해탈이 아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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