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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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下 67


            직 호탕하고 크게 통달하여 무심하여 함이 없고 하릴없는 데 계
            합하였다.

               만약 털끝이나 겨자씨만큼이라도 주관과 객관,나와 남을 구별
            하면 즉시 막혀서 영원히 뚫지 못하리라.이는 이른바 “무명(無明)
            의 참 성품이 부처의 성품이며,허깨비같이 부질없는 몸이 바로

            법신이다”한 것이다.
               가령 무명의 껍데기 속에서 참된 성품을 증득한다면 밥숟갈 드
            는 사이에 무명 그대로를 한꺼번에 발휘하게 되며,또 허깨비 같

            은 부질없는 몸의 틀 속에서 법신을 보게 되면 밥숟갈 드는 사이
            에 부질없는 몸 그대로가 빛나게 사무치리라.다만 염려스러운 것
            은 무명의 부질없는 몸 속에서 인위적으로 견해를 세우는 것인데,

            그러면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
               이미 이 정체를 꿰뚫고 나면 무명의 부질없는 몸 밖에 따로 밝

            혀낼 것이 없다.일체의 모든 존재와 산하대지와 명암색공(明暗色
            空)과 4성 6범(四聖六凡)이 모두 바깥 물건이 아니다.진실하게 살
            피기만 하면 하루종일 온 세상 어디에도 밖이 없으니,어느 곳인

            들 자기의 몸과 마음을 놓아버릴 처소가 아니랴.
               듣지도 못하였느냐.“번뇌[塵勞]의 친구가 바로 여래의 종자이

            니 몸의 실상과 부처도 이와 같이 관찰해야 한다”고 했던 옛 분의
            말씀을.그런 뒤에 세간법과 불법이 한 덩어리를 이루어,무심하
            게 밥 먹고 옷 입는 것이 바로 대기대용이 된다.

               그렇다면 방과 할을 하는 등 모든 작위와 기연․경계 일들을
            어찌 의심하랴.만약 이것을 통달하면 바로 자기 자신 속에서 지
            극히 쉽고 간단한 도의 묘(妙)와 한량없는 법문이 일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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