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P. 70
70
이 가운데서는 이러함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리라.어째서 그런
가?듣지도 못하였느냐.향상의 한 길은 모든 성인도 전하지 못한
다고 했던 말을.만약 전하지 못하는 뜻을 체득한다면 바닥까지
다한 것이다.이 일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그대가 마음 기틀
을 쓸 곳이 없으며,그대가 몸을 들이대고 앉을 처소도 없다.
그러므로 예로부터 ‘곧바로 가리킴’만을 제창하여,사람들에게
격식 밖에서 현묘하게 깨달아 흙탕 속으로 이끌지 않고 티끌 인
연에 떨어지지 않게 하려 하였던 것이다.그 때문에 “저 상근기
무리들은 듣자마자 들어 보이고 뽑아들자마자 바로 행한다.갖가
지 방편을 모아서도 그를 붙잡을 수가 없으며 모든 성인이 그를
가두지 못한다”고 하였던 것이다.요컨대 이처럼 참구해서 깨달아
들어가야 하고,이처럼 받아 지녀서 제창하고 거량해야만 하는데
어찌 어리석은 놈을 거론하랴.
각자가 별똥 튀듯 한 눈을 가져 살인을 하고도 눈 한 번 깜짝
하지 않아야만 비로소 상응할 수 있으니,만약 주저주저했다가는
천만 갈래로 빗나간다.이 하나 지극한 보배의 경지가 있어야만
천차만별을 건립하게 된다.만일 진실로 이러한 데 이르면 결코
괴상한 모습을 날조하거나 본[本]을 그려내지 않는다.다만 무심
을 지키는 것도 얻을 수 없는 일이니,자기를 세워 투철히 벗어나
고 중생의 결박을 풀어 주는 데 이르러서도 모조리 땅에 웅크리
고 앉은 시절일 뿐이다.
임제스님은 말하기를 “산승의 견처는 요컨대,여러분이 모두
단박에 보신․화신불의 머리에 눌러앉을 것을 알게 하는 데 있
다”라고 하였다.이 법문에 의하면 이미 보신․화신불을 눌러앉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