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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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下 85


            것을 귀하게 여길 뿐이다.
               그래서 고금을 가두고 시방을 눌러앉아서 만세천겁토록 실낱만

            큼도 변하지 않는다.만약 이처럼 단박에 초월하지 못한다면 우선
            스스로 6근․6진의 허망한 인연을 툭 털어 버리고,나아가 청정오
            묘하고 빼어난 도리로써 텅 빈 곳을 마주해야 한다.

               마치 통 밑이 빠진 듯 가슴이 깨끗하며,의심의 망정이 다하고
            훌륭하다는 생각도 모두 잊어서 자연히 근본이 환하게 밝아지면
            옛사람들과 똑같이 증득하여 일찍이 간격이 없어진다.바로 이것

            이 진리에 들어가는 문이며,마음 깨닫는 법칙이다.끝내 촉루식
            (觸髏識)을 가지고 귀신을 보고 그림자와 광채를 인식하지 말아라.
            소굴에 떨어지게 되면 빠져나올 수가 없다.

               그래서 옛사람은 “마음 그대로가 부처이다”라고 말했고,또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했으며,또 “마음도 아니고 부처

            도 아니며,물건도 아니다”라고 하였다.또 “삼 서 근[麻三斤]”,
            “저울추를 톱으로 자른다”등등 천차만별이었다.만약 이를 단박
            에 알아차린다면 어찌 두 갈래가 있으랴.때문에 한번 알아 버리

            면 일체를 알고 한번 밝히면 일체를 밝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밝히고 안 것까지도 모름지기 세 동강을 내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하릴없고 함이 없는 경지에 들어가 진실 합당한
            곳을 밟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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