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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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下 91


               두서없이 어지러워도 낱낱이 분명하여 아무 변함이 없으니,어
            찌 끝없는 허공 같은 완전한 선정을 얻지 않겠는가.그 때문에 말

            하기를 “오묘한 자체는 본래 처소가 없으니 온몸인들 어찌 자취
            가 있으랴”하였다.그러니 “가더라도 변함이 없다”한 뜻이 분명
            하리라.

               석가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나는 지금 그대를 위해 이 일을
            보임(保任)하노니 끝내 헛된 것이 아니다”라고 하셨다.이야말로
            불지견(佛知見)의 연원을 사무치면 모두가 실제 아님이 없음을 알

            수 있다.참된 경지를 밟게 되면 모든 행동거지가 다 헛된 데 떨
            어지지 않는다.낱낱이 처음부터 끝까지 고금을 초월하여 그 형상
            을 찾으려 해도 터럭만큼도 찾지 못한다.그 진실 합당함의 극치

            는 밥 먹고 옷 입는 4위의(四威儀)가운데 완전한 모습 그대로 이
            루어져 있다.

               요컨대 그것을 지극한 보배를 얻은 듯 정중히 보임해야 한다.
            그것을 보호하고 기르면 큰 역량을 얻어,이로써 세상을 제도하고
            중생을 이롭게 하는 데 감당하지 못할 것이 없게 된다.바야흐로

            부처의 아들이 되어 석가 부처님이 애써 말씀하신 것을 저버리지
            않으리니,이것을 ‘은혜를 알면 은혜를 갚을 줄 안다’고 하는 것이

            다.




               35.본선인(本禪人)에게 주는 글



               “항상 홀로 다니고 항상 홀로 걷나니,통달한 사람과 함께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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