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8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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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 안목을 갖춘 선지식을 만났다면 그에 의지해서 생사를 해결
            해야 합니다.반드시 용맹하게 몸과 마음을 놓아버리고 망정을 잊

            은 채 참구해야 합니다.깨달아 들어감을 바탕으로 하여 본래부터
            홀로 벗어나 걸림 없는 본분사를 밝혀내야만 합니다.
               매일 덜어내고 나날이 덜어내어 의심 없고 지극히 참되고 완전

            히 쉬어 버린 곳을 밟게 되면 이른바 안목을 갖춘 참 학자입니다.
               승부가 있고 형식을 간직하면 비록 이왕에 뛰어넘어 수승하다
            하더라도 있음[有]도 모르고 마음을 두지 않으며 도를 배우지 않

            고 벗어나기를 구하지 않는 사람으로서,그리하여 이 종문에 있어
            서는 아직 깊이 들어간 게 못 됩니다.이는 오히려 도중에 있는
            것이니 역시 가련하다 하겠습니다.참으로 출가하여 세속을 떠난

            자는 요컨대 성인의 도를 널리 펴고 모든 사람을 제도하되 사람
            을 제도했다느니 도를 얻었다느니 하는 자취가 없어야 비로소 향

            상인의 행리처에 초연히 나아갔다 하겠습니다.향상인이 제 스스
            로 불법을 알고 묘과(妙果)를 증득하여 불조를 초월했다고 말하겠
            습니까.분명히 그럴 리는 없습니다.그것은 대개가 털끝만큼이라

            도 주관과 객관을 나누는 알음알이로 깨달아 들어감을 찾는 때문
            인데,그러나 마침내 얻을 수 없습니다.그런데 하물며 치연하게

            견해의 가시를 내는 경우이겠습니까.그러므로 고덕은 “저 체득한
            사람은 무심을 지킬 뿐이다”라고 하였으며,왕노사(王老師:南泉)
            는 다만 바보처럼 가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그가 매양 이렇게

            법문[垂示]하는 것을 보지도 못하였습니까.“3세의 모든 부처님은
            있다[有]는 걸 모르는데 고양이와 흰 암소가 도리어 있음[有]을 안
            다”고.설사 완전히 고양이와 흰 암소가 된다 하더라도 그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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