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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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上 103
제 16칙
마곡이 석장을 떨치다[麻谷振錫]
시중 대중에게 보이시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고 흙을 쥐어서 금을 이룬다.혀 위
에 바람과 우레를 일으키고 눈썹 사이에 피묻은 칼날을 간직했
다.앉아서는 성공과 실패를 관망하고,서서는 나고 죽는 모습
을 징험한다.일러 보라.이 무슨 삼매인고?
본칙 드노라.
마곡(麻谷)이 석장을 짚고 장경(章敬)에게 가서 선상(禪牀)을 세
바퀴 돌고는 석장을 한 번 굴러 세우고 우뚝 섰으니,
-선(禪)이 있음을 자랑할 만하구나.
장경이 이르되 “옳다,옳다”하였다.
-우선 반쯤만 믿는다.
마곡이 또 남전(南泉)에게로 가서 선상을 세 바퀴 돌고는 석장
을 한 번 굴러 세우고 우뚝 섰으니,
-내일 아침에 다시 초왕(楚王)에게 옥돌을 바쳐 보시지!
남전이 이르되 “틀렸다,틀렸다”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