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6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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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에 오르기도 전에 생각이 구구함이여/옥문 밖에서 그 심정
                알 자가 몇이나 될꼬?”했는데 오직 천동만은 그런 축에 끼지
                않는다.



               송고
               한 생각도 일으키지 않는데 수미산이라 하니
               -이 한 구절이면 끝났지…….
               소양(韶陽:운문)은 법보시에 인색함이 없어라.

               -천동도 가볍지는 않은데…….
               긍정한다면 두 손의 것을 몽땅 내주고

               -다만 그대가 받지 않을까 걱정이다.
               망설이면 천 길 벼랑이라 손댈 수 없어라.
               -공연히 이마에 상처만 낸다.
               푸른 바다는 넓고

               -하늘도 잠기고 해도 잠기니 끝없는 해변이요,
               흰구름은 한가하니
               -학을 벗하고 바람을 따르니 매우 자유롭구나.

               터럭 끝 하나라도 그 사이에 두지 마라.
               -이미 많아 버렸는데…….
               거짓 닭 울음소리로는 나를 속이기 어려우니

               -진실은 거짓을 가리지 못한다.
               어름어름 관문을 지나게 하지는 않으리라.
               -서천(西天)의 영이 지엄하구나!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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