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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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놓칠 뻔하였다.사람들이 색신(色身)을 떠나서 따로 법신(法
身)을 세울까 걱정이다”하였다.
충국사(忠國師)가 남방에서 온 선객에게 묻되 “나는 여기서
불성은 전혀 생멸치 않는다 하는데 그대들의 남방에서는 불성
이 반은 생멸하고 반은 불생멸한다고 한다지?”하니,객이 되
묻되 “어떻게 구별하십니까?”하였다.국사께서 이르되 “여기
서는 몸과 마음이 한결같아서 마음밖에는 다른 것이 없다 하
니,그러기에 전혀 생멸치 않는다 하고,그대들 남방에서는 몸
은 무상하고 성품은 항상하다 하니,그러기에 반은 생멸하고
반은 불생멸한다 한다”하였으니,여기에 이르러서는 모름지기
아버지께로 몸을 돌리는 시절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운암이 마침내 비를 들어서 세우고 이르되 “이것이 몇째의
달인가?”하였으니,이 말씀은 본래 능엄경(楞嚴經) 에서 나왔
다.경에 말씀하시되 “마치 둘째의 달과 같으니,어느 것이 본
래의 달이며,어느 것이 둘째의 달인가?문수야,오직 하나의
달만이 진실하고,중간에 으레 옳은 달도 그른 달도 없느니라”
하셨다.
‘도오가 그만두었다’하였는데 어떤 책에는 ‘도오가 소매를
떨치고 떠나 버렸다’고 되어 있다.이에 대해 만송은 이르노니
“감정[勘破]을 마쳤다”하노니,일러 보라.운암이 도오를 감정
했는가,도오가 운암을 감정했는가?눈 밝은 자가 있거든 점검
해 보라.
현사가 이르되 “바로 그것이 둘째의 달이라”하였으니,이
노장은 입안에 자황(雌黃)이 있고 혀에는 날카로운 칼날이 있
기 때문이거니와,장경(長慶)이 이르되 “빗자루를 거꾸로 들어
얼굴에다 바짝 대고 쓰는 시늉을 하는 꼴을 당한 것이야 어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