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0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P. 140

140


                모르는 결에 코웃음을 터뜨리면서 이르기를 “운암과 도오가 동
                산의 기연(機緣)을 밝혀냈고 저 한 떨거지의 노장들이 여러 입
                으로 무쇠를 녹여댔건만 아무도 그들을 위해 설욕해 주는 이가
                없구나!”하는데 다행히 천동이 있어 칼을 뽑아 그를 도와주는
                구나!



               송고
               쓰레질을 통해서 겨우 대화의 문턱을 알았지만
               -제자리에서 생긴 일.

               작용하기를 적당히 하고는 문득 쉬었네.
               -제자리에서 멸해 다한다.
               상골산(象骨山)앞에서 뱀을 놀리던 솜씨여,

               -남에게 곧은 말을 하려면
               어릴 때 하던 짓이 늙어서는 쑥스럽다.
               -먼저 자기를 다듬으라.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이 일을 이야기한다면 마치 돌불[石火]․번갯빛 같다.운암

                은 비를 들어 사람에게 보였고,장경은 얼굴에다 바짝 대고 쓰
                는 시늉을 하였으니 동작은 비록 다르나 다 같이 변해 사라지
                는 것으로 돌아간다.그러므로 조동종[洞上]에서는 기틀을 돌리
                고 지위를 바꾸는 법을 귀히 여긴다.
                  설봉산에 상골암(象骨岩)이라는 바위가 있는데 설봉이 어느
                날 대중에게 보이되 “남산에 한 마리의 자라코뱀[鼈鼻蛇]이 있
                으니,여러분은 모름지기 잘 살펴야 한다”하니,운문이 주장자
   135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