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8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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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죽고 같이 살거니 어찌 여기와 저기를 따지랴?
               -도끼로 쪼개도 갈라지지 않는다.
               따사로운 소식이 매화송이 터뜨리니 봄이 찬 가지에 이르렀고

               -반혼향(返魂香)을 얻겠군!
               싸늘한 회오리에 잎이 떨어지니 가을이 장마물을 맑히도다.
               -와서 도독고(塗毒鼓)를 친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운문은 한결같이 쓰러뜨리고 설두는 한결같이 붙들어 일으

                켰는데 앙산이 눈사자를 가리킨 것은 이러한 빛을 지나기를 바
                란 것이니,이 세 가지는 솥의 발과 같아서 하나가 없어도 안
                된다.
                  3 현(三玄)과 3요(三要)가 모두 여기에 있기에 앙산은 사람들
                이 밝고 흰 자리에 앉아 있을까 걱정하였으니,어찌 ‘범함을
                삼가고 어질기를 생각한 것’이 아니겠는가?사람들께 지적해
                주어서 이 빛을 뛰어넘게 하였으니,어찌 ‘할 일에 용감하여
                의리를 보이는 것’이 아니겠는가? 노어(魯語:논어) 에 이르되
                “의로움을 보고 하지 않는 것은 용맹스럽지 못하다”하였는데,

                운문이 다시 한결같은 빛 쪽에만 앉아 있을까 걱정하였으니,
                이 어찌 ‘법을 범할까 조심하면서 어질기를 생각한 것’이 아니
                며,문득 밀어서 쓰러뜨리니 또한 용감하여 의리를 보인 것이
                아니겠는가.설두도 사람들이 다만 밀어 쓰러뜨릴 줄만 알까
                두려워했으니 이는 법을 범할까 조심하면서 어질기를 생각한
                것이나 다시 능히 붙들어 일으키니 용감스럽고 의리를 행한 것

                이다.
                  듣지 못했는가?조주가 이르기를 “노승은 밝고 흰 데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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