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2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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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얻음과 잃음을 여의고,옳고 그름을 잊음으로써 최상이 된다”
                여기거늘,법안이 도리어 시비의 바다,득실의 구덩이로 들어
                가서 살 계교를 하였으니,얻음과 잃음이 없는 사람이라야 천
                하의 얻음과 잃음을 평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만송이 이렇게 제창함에도 얻음도 있고 잃음도 있으며,여러
                분이 이렇게 모여 옴에도 얻음도 있고 잃음도 있으니,오직 이

                해(利害)의 조짐을 깊이 밝힐 줄 아는 자만이 그 손해와 이익을
                분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경지를 일러 눈앞에 드러난 공안[現成公案]이라 부르기
                에 다시 감정할 필요가 없거니와 그가 거꾸로 쓰러짐을 끊지
                못하기 때문에 천동이 송사를 끌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송고
               솔은 곧고,가시는 굽었으며,학의 다리는 길고,오리의 발은
            짧으니

               -꼼짝 마라.
               복희씨와 황제씨 시절의 사람들은 평화도 어지러움도 모두 잊
            었도다.

               -박통이 담장에 매달려 저절로 살이 찌도다.
               그 평안함이여,숨은 용이 못 밑에 있고
               -부처의 눈으로도 눈치채지 못하고

               그 초연함이여,날아가는 새가 얽매임을 벗어났다.
               -머리에 손을 얹고 멀리 바라보아도 미치지 못한다.
               어쩌다 조사께서는 서쪽으로부터 오셨던가?
               -윗 대들보가 비뚤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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