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7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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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上 177


                첨지가 자신도 안목이 없으면서 다시 남의 눈까지 멀게 하는도
                다”하고는 연화대사를 불러 묻되 “수좌께서 아까 무엇이라 말
                하던가?”하였다.연화가 대답하되 “나는 그때 그의 설명을 알
                수가 없었소”하고 위에 든 사연을 이야기하였다.정과가 말하
                되 “상좌(上座)여,불법은 그런 도리가 아니오.그대가 만일 믿
                지 못하겠거든 당두(堂頭)에게 가서 물어보시오”하니,연화가

                당두에게로 올라가서 앞의 견해를 구족해 설명하니,보자도 이
                르되 “불법이 그러한 도리가 아니니라”하였다.연화가 다시
                사뢰되 “아까 제3좌에게 물었더니 그 또한 긍정치 않고 짐짓
                와서 여쭙게 했기에 온 터이니 바라건대 자비로써 저에게 해결
                해 보여주소서”하였다.
                  이에 보자가 이르되 “그대는 다시 제3좌에게로 가서 물으라”
                하니,연화가 내려와서 절을 하고 물으매,정과가 이르되 “그대
                는 걱정 말고 물으라”하였다.이에 연화가 문득 묻되 “어떤

                것이 진여․불성입니까?”하니,정과가 이르되 “누구에게 있는
                가?”하매,연화가 이 말끝에 깨닫고 재배하면서 감사하는 말
                을 하고는 말하되 “수좌께서 대중에 계시거나 출세하시거나 나
                는 맹세코 스님을 도우리다”하였는데 나중에 결국 이어 주지
                가 되었다.
                  이 화두는 제방에서 이르기를 “호국의 세 차례 웃음거리[護
                國三忄麽忄羅 ]”라 하는데,보복의 네 차례 사람을 속임[保福四謾人]

                과 짝을 이루는 것으로 관문을 꿰뚫지 못한 이는 달려들기가
                매우 어렵다.
                  보지 못했는가?어떤 승이 운거 간(雲居簡)선사에게 묻되 “외
                로운 봉우리에서 홀로 잘 때가 어떠합니까?”하니,운거가 이
                르되 “아홉 칸 승당에 눕지 않거늘,누가 너로 하여금 외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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