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9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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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上 179


                하도록 영을 내렸다.황제는 방사(方士:선도의 도사)들의 단약
                (丹藥)을 먹었기 때문에 성질이 조급해지고,기쁨과 성냄이 일
                정치 않더니 6년 3월 초에 이르러 중독된 지 반 년 만에 약기
                운으로 죽었다.선종(宣宗)이 즉위하자 불교의 사원이 세 곱으
                로 늘어났으니,신도(神道:호법선신의 입장)로서 말한다면 무
                종의 조그마한 폐불이 아니었다면 어찌 선종의 크게 일으킴이

                있었으리오?선신들의 방편은 단연코 범하(凡下)들로서는 가히
                헤아릴 바가 아니다.
                  만일 납자의 견해에 의거한다면 법문은 본래 흥폐(興廢)가
                없거니 선신인들 어찌 가고 옴이 있으리오?그러므로 이르기를
                “절문 앞의 두 금강신이 한바탕의 웃음거리니라”하였거니와,
                만송이 이렇게 말하는 것도 벌써 사람들에게 잘못 주석을 내린
                것이 된다.
                  또 보지 못했는가?어떤 승이 묻되 “마음도 법도 모두 잊은

                때가 어떠합니까?”하니,호국이 이르되 “얼굴을 씻지 않느니
                라”하였다.승이 다시 묻되 “달이 싸늘한 못에 떨어졌을 때가
                어떠합니까?”하니,호국이 이르되 “얼굴을 씻지 않느니라”하
                였다.승이 다시 묻되 “빛과 경계를 모두 잊은 때가 어떠합니
                까?”하니,호국이 이르되 “얼굴을 씻지 않느니라”하였으니 처
                음부터 모조리 주석을 낼 수는 없다.주석을 낼 수 없을 때엔
                어찌해야 되는가?천동의 송을 보아야 한다.



               송고
               장사(壯士)가 늠름하지만 귀밑머리 희어지지 않았고

               -때가 오지 않음을 한하여
               남아가 분발하지 않아 봉후에 책봉되지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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