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5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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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上 185
-불자로 한 대 갈기는 편이 더 좋았겠는데…….
목주가 이르되 “끊을 자리에서 끊지 않으면 도리어 환란을 부
릅니다”하니,
-스스로가 꾸짖고 스스로가 재앙을 부르도다.
풍혈이 그만 자리에서 내려왔다.
-기분이 가장 좋을 때 멈추는 것이 가장 좋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무진거사(無盡居士)가 들었다[擧].
“임제가 위산(潙山)을 하직할 때 앙산(仰山)이 곁에서 모시고
서 있었다.위산이 묻기를 ‘이 사람의 뒷날의 도법이 어떠할
꼬?’하니,앙산이 대답하기를 ‘뒷날 그의 도법이 오월(吳越)지
방에서 크게 시행되다가 바람[風:풍혈]을 만나면 그칠 것입니
다’하였다.또 묻기를 ‘그 법을 이을 이가 누구일까?’하니,앙
산이 대답하기를 ‘연대가 깊고 멀어서 말할 수 없습니다’하였
다.위산이 짐짓 묻기를 ‘나도 알고자 한다’하니,앙산이 이르
기를 ‘경에도 이르지 않았습니까?이 깊은 마음을 가지고 티끌
같이 많은 세계에 바치는 것,이를 일러 부처님의 은혜를 갚는
다’하였다.그리고는 거사가 이르되 ‘나는 이것으로써 풍혈이
앙산의 후신임을 알 수 있노라”하였다.
풍혈이 처음 설봉(雪峰)에게 참문한 지 5년이 지나 어느 날
법을 청하되 “임제(臨濟)회상의 양당(兩堂)의 수좌가 고개를
들고 마주 보면서 제각기 한바탕의 할을 했는데,어떤 승이 이
일을 들어 임제에게 묻기를 ‘빈주(賓主)의 안목을 갖추었습니
까?’하니,임제가 대답하기를 ‘비록 그렇더라도 빈주의 도리가
분명하니라 한 뜻이 무엇입니까?’”하였다.설봉이 말하되 “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