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7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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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上 187


                일찍이 이 고기를 얻었다’하였다.
                  ‘개구리가 갯벌을 저어 물을 흐린다’한 것은,전하는 말에
                따르면,한무제(漢武帝)때에 폭리장(暴利長)이라는 사람이 있었
                는데 악와수(渥洼水)라는 강가에 한 떼의 들말[野馬]이 와서 물
                을 먹는 중에 굉장한 놈이 있음을 보았다.그는 그 길로 흙사
                람이 손에 밧줄을 들고 서 있는 형상을 만들어 그 곁에다 세웠

                다.그것이 습관이 되어 예사롭게 된 뒤엔 사람으로 대신하여
                그 말을 잡게 했는데,그 말을 신기하게 보이려고 “물에서 나
                온 말이라”고 퍼뜨리니 마침내 사람들은 그 말을 용종(龍種)이
                라 하였다.풍혈은 생각하기를 ‘말이 맑은 물에서 나왔건만 도
                리어 갯벌에서 허우적거렸다’했으니,이 말은 풍혈의 대중이
                영각(사자후)하듯 모였으나 분명 개구리 걸음을 한 것임을 밝
                힌 것에 빗대어 한 것이다.
                  보지 못했는가?설두(雪竇)가 무소뿔 부채[犀牛扇]의 화두를

                송한 뒤에 다시 이르되 “만일 맑은 바람이 다시 떨치고 머리의
                뿔이 거듭 돋기를 바란다면 선객들이여,한 말씀[一轉語]해보
                시오”하고는 다시 이르되 “부채가 이미 부서졌거든 나의 무소
                나 돌려달라”하였다.이때 어떤 승이 나서서 이르되 “대중이
                여,그만 당(堂)으로 가시오”하니,설두가 할을 하면서 이르되
                “낚시를 던진 뜻은 고래를 낚으려던 것인데 겨우 새우를 낚았
                도다”하였으니,이 두 구절로써 풍혈의 위․아래의 구절에다

                짝을 짓건대 와(蛙)자가 틀림이 없도다.
                  노파가 가만히 생각한 끝에 화두를 묻고 기개를 드러낸 것
                은 풍혈과 만나기를 바라서였다.그런데 뜻밖에도 점검을 당하
                고는 다시 길게 던지는 기교를 찾아 가지고 가서 창 쓰는 법을
                보여주되 엄나무 목도 채 하나로 쳐서 거꾸러뜨리기를 바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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