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0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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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힌 것이요,마른나무 쪽의 일을 가리킨 것은 아니다.
풍혈이 먼저 이러한 바른 영에 의거했다가 도리어 불사문(佛
事門)중으로 돌아와서 큰 권세를 손에 쥐고 깨닫지 못했던 공
안들을 판단하여 범부다,성인이다 하는 정량(情量)을 쓸어버리
고,보신불이다,화신불이다 하는 분별을 가라앉혔다.임제의
광어(廣語)에 이르되 “산승의 본 것[見處]은 보신과 화신의
정수리에 눌러앉았다”하였다.이렇게 저울대를 잡고 있으면
설사 노파가 작가라 하더라도 때로는 굴복해야 할 것이니,서
천(西天)의 외도들이 주장을 세우다가 성립되지 못한 것을 지
다[負],떨어졌다[墮]하는데 목을 베거나 팔을 끊어 똑똑치 못
했음을 사죄하는 것이다.
이 방망이와 할로써 망치질하는 것이 번갯불과 돌불 같은
기지의 변화라 하겠거니와,이는 모두가 잠시의 광경(光境)이
니,행여라도 얻음과 잃음을 판정하거나 이기고 짐을 결단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구슬이 소반 위에 구르는 것 같거니 눈을
부릅뜨고 보려 하면 벌서 어긋나 버렸다.
불자로 선상을 치시고는 이르시되 “끝났다”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