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9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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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上 189


               -인간의 얼굴은 높고 낮음을 따른다.
               방망이질과 할이여,
               -어찌 설명을 용납하리오.

               번갯빛과 돌불이라.
               -머뭇거리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또렷또렷 분명하기로는 구슬이 소반 위에 있음이요,
               -건드리지 않아도 저절로 구른다.

               눈썹을 곤두세워도 도리어 어긋나도다.
               -소리나자마자 문득 때리리라.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무쇠소의 바탕은 도장이 머무르면 도장 자국이 뭉그러진다”
                한 것은 민왕(閩王)이 사자 편에 주기(朱記:도장)를 보내니,보
                복(保福)이 상당하여 이르되 “떼면 도장 자국이 머무르고,머무

                르면 도장 자국이 뭉그러진다”한 데서 나온 말이다.이때 어
                떤 승이 말하되 “버리지도 않고 머무르게 하지도 않는다면 도
                장은 무엇에 쓰리이까?”하니,보복이 때렸다.승이 다시 이르
                되 “그렇다면 산귀신[山鬼]의 굴속은 완전히 오늘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하자니,보복은 잠자코 있었는데 만송은 이르노니
                “아깝다!용두사미가 되었구나!”하노라.
                  풍혈이 만일 머무름 없고 증득함 없는 큰 해탈문을 초월한

                듯 증득하지 못했다면 비로자나의 정수리로 치솟아 나와서 다
                니지 못했을 것이다.
                  당의 숙종이 충국사에게 묻되 “어떤 것이 다툼 없는 삼매입
                니까?”하니,국사가 대답하되 “단월께서 비로자나의 정수리를
                밟고 다니시는 것입니다”하였으니,이는 법신의 향상(向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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