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2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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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가 이르되 “남을 따라가 버린다”하였다.
-언덕을 내려가는데 달리지 못하니,다시 한 번 밀어 주도다.
승이 용제(龍濟)에게 가서 다시 묻되 “겁화가 활활 탈 때에 대
천세계가 함께 무너진다는데 이것도 무너집니까?”하니,
-같은 병을 앓으니 서로서로 위로한다.
용제가 이르되 “무너지지 않는다”하였다.
-말뚝을 쳐부수고,코끝을 비틀어 돌린다.
승이 다시 묻되 “어찌하여 무너지지 않습니까?”하니,
-또 저러는구나!
용제가 이르되 “다 같은 대천세계이기 때문이니라”하였다.
-생철로 부어서 만들었거든…….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익주(益州)의 대수산(大隨山)법진(法眞)선사는 복주(福州)의
서원(西院)이라고도 하고,장경(長慶)이라고도 하니,대안(大安)
의 아들이며,백장 대지(百丈大智)의 손자이다.
그는 일찍이 60여 명의 존숙(尊宿)에게 참문(參問)한 적이 있
는데 위산(潙山)의 회상에서는 화두(火頭)의 소임을 보았다.어
느 날,위산이 묻되 “그대는 여기에 있은 지 몇 해가 되는데
아직도 청해 묻는 법을 모르는가?”하니,대수가 대답하되 “무
엇을 물어야 되겠습니까?”하고 응수했다.위산이 이르되 “그
대는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라고 물을 줄도 모르는가?”하
니,대수가 손으로 위산의 입을 틀어막으니,위산이 이르되 “그
대가 뒷날 조각기와로 머리를 가리는 일이 있더라도 마당 쓸어
주는 사람조차 찾을 수 없을 것이다”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