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7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P. 197

종용록 上 197


               남을 따라갔다거나 대천세계라 했다.
               -동떨어지게 큰 사람이 말의 갈피에 휘말려들었다!
               구절 속에는 전혀 갈구리도 자물쇠도 없거늘

               -앞니에 끼고 어금니에 붙은 것도 적다 할 수는 없는데…….
               다리는 깊숙이 갈등(葛藤)에 걸려들었네.
               -누가 그에게 가지를 뻗고 덩굴이 뻗어나게 했던고.

               안다 모른다 함이여,
               -손은 바쁘고 마음은 급하다.
               분명한 일을 간곡하게 드러냈네.

               -이는 소경의 허물이요,일월의 잘못은 아니다.
               마음 아는 이끼리 들추어 보이면 시비가 없나니
               -거간꾼이 장사꾼을 보듯 하는도다.
               나의 이 가게에서 사고 파는 격식에는 미치지 못하네.

               -방안에서 양주 땅을 매매한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설두는 그 납승이 물은 “그것은 무너지는가,무너지지 않는
                가?”한 것을 송하되 “납승이 오히려 두 관문에 걸렸다”하였
                는데,천동은 송의 첫머리에 이르되 “무너진다 무너지지 않는
                다 함이여!”하였으니,그 뜻은 같지 않아서 두 승이 물은 말을
                동시에 들고 두 스승의 대답을 함께 거두어서 한꺼번에 우리
                앞에다 드러낸 것이다.오직 “남을 따라갔다거나 대천세계라

                했다”한 것만은 대수의 말에 의해 두 스승의 낚싯줄을 내어서
                두 승의 허탕치는 모습을 점검해 낸 것이다.
                  운거(雲居)가 대중에게 보이되 “말이란 것은 마치 보습[鉆]
   192   193   194   195   196   197   198   199   200   201   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