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0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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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본록(本錄)에 실린 바에 의하건대 운문이 승에게 묻되 “옛
                부처님과 노주가 한판 붙었으니,이는 몇 번째 마당인가?”하
                니,승이 대답이 없었다.운문이 다시 이르되 “그대가 나에게

                물으라.내가 대답해 주리라”해서 승이 물으니,운문이 대답하
                되 “실 한 타래에 30푼[文]이니라”하였다.승이 다시 묻되 “실
                한 타래에 30푼이란 뜻이 무엇입니까?”하니,운문이 이르되
                “한판 붙어 버렸구나”하고는,앞의 말을 대신 이르되 “남산에
                구름이 일어나니,북산에 비가 내린다”하였다.
                  이는 갈고(羯鼓)와 노래를 잘 하던 당나라 때 송개부(宋開府)
                경(璟)이라는 이가 이르되 “남산에 구름이 이니,북산에 비가
                내린다”한 것을 빌려 쓴 것인데,이는 흡사 관세음보살이 돈
                을 가지고 와서 호떡[餬餅]을 샀으나 손을 터니 원래가 만두(饅

                頭)였다는 것과도 같고,또 목주(睦州)가 기봉(機鋒)으로 “잔(盞)
                을 땅에 떨어뜨리면 접시가 일곱 조각이 된다”한 것과 똑같거
                니,어찌 주석이나 설명을 용납하겠는가?
                  천동은 능히 주석할 수 없는 자리에 주석을 내고,설명할 수
                없는 자리에 설명을 했다.



               송고
               한 가닥의 신기로운 광채여!
               -위로는 하늘을 버티었고 아래로는 땅을 버티었다.

               애초부터 덮거나 숨길 수 없나니,
               -붉어서 벗은 듯하고 맑아서 씻은 듯하다.
               견연(見緣)을 초월한지라 옳되 옳은 바가 없고

               -거센 불길 속에 눈만 끔벅이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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