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8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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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고 집게[挾]같고,갈구리[鉤]나 자물쇠[鎖]같아서 모름지기
서로 이어져 끊이지 않게 해야 한다”하였으니,지금 두 스승
의 대답을 송한 내용은 곧장,먼지 하나 묻지 않게 빨리 주려
했건만 제방에서 이미 갈등의 밧줄에 얽혀 넘어졌으니 어찌하
랴 한 것이다.
진점흉(眞點胸)이 일찍이 남창(南昌)의 장강사(漳江寺)에서 정
(政)선사의 식객 노릇을 한 적이 있는데,어느 날 옷자락을 걷
어올리고 다리를 드러낸 채 천천히 걸어서 그의 앞을 지나갔
다.정선사가 이상히 여겨 물으니,진이 대답하되 “앞의 행랑
[廊],뒤의 시렁[架]모두가 칡덩굴,등덩굴이니,실로 얽혀 넘
어질까 걱정이 되어서입니다”하니,정선사가 크게 웃었다.
천동의 말은,“내가 이렇게 분명하게 송했으니,그대들 알아
듣겠는가,못 알아듣겠는가?만일 오랫동안 참구한 상사(上士)
라면 우리 가게에서 매매하는 대로 할지언정 흥정은 말라”는
내용이거니와,만송은 이르노니 “오늘은 오직 집 떠난 이들만
을 속이겠노라”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