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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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上 33
지 않습니다.항상 이와 같은 경 백천만억 권을 읽습니다”하였다.
-이제껏 독송하고 찬양한 것만으로도 무한히 수승한 인연입니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27조의 처음 이름은 영락동자(瓔珞童子)였다.26조 불여밀다
(不如蜜多)가 동인도의 견고왕(堅固王)과 함께 수레[輦]를 타고
가다가 동자에게 묻되 “지난 세상의 일을 기억하겠느냐?”하
니,대답하되 “제가 기억하건대 지난 세상에 스님과 함께 산
적이 있는데 스님께서는 마하반야를 선양하시고 저는 매우 깊
은 수다라(修多羅)의 법을 지녔었습니다.이때 서로 교대하면서
바른 법을 폈었기에 여기에서 스님을 기다리는 것입니다”하였
다.조사가 왕에게 말하되 “이는 작은 성인이 아니라 대세지보
살의 응신(應身)입니다”하니,왕이 수레에 오를 것을 명하여
궁전에 이르러 공양을 올렸다.삭발하기에 이르러 조사께서는
반야의 수다라를 수지했던 사연에 의하여 반야다라라 이름지
었다.
양나라에서는 달마를 관음이라 하고 인도에서는 조사를 대
세지라 하는데 아미타불만이 아직도 하강하신 곳이 없구나!
( 양구했다가)다시 이르노니 “풍간(豊干)의 말장난[饒舌]이라”
하노라.
나중에 황가(皇家)에서 모임을 여는 기회에 존자를 주빈으로
했는데 그 늙은 첨지[老漢]가 이상한 짓을 나투어 대중을 현혹
시켰으니 그 당시에 혼을 내주어서 잔소리의 뿌리를 끊어 버렸
어야 좋았을 것이거늘 “존자는 어찌하여 경을 읽지 않는가?”
하고 묻기에 이르니 과연 그냥 놓아 보내지는 않았다 하노라.
그 늙은 첨지는 점잖은 체통이 없어서 호리병[葫蘆]과 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