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P. 36

36


                  “눈썹 밑의 한 쌍의 눈이 싸늘하게 푸른데”한 것은 낙포(洛
                浦)가 이르되 “자기(自己)만을 밝히고 법안(法眼)을 밝히지 못하
                면 이 사람은 한쪽 눈만을 갖추었다 할 것이니,만일 두 눈이
                다 밝기를 바란다면 반드시 음․계에 머무르지 말고 뭇 인연
                에 걸리지도 않고서 그림자 없는 숲 속에 일월을 높이 달고 싹
                트지 않는 나뭇가지에서 가만히 계절을 분별할 줄 알아야 된

                다”한 것에서 나왔다.
                  “경을 본들 어찌 쇠가죽을 꿰뚫으랴?”한 것은 장경(長慶)이
                이르되 “눈에 무슨 허물이 있으리오?”하였고, 능엄경(楞嚴
                經) 에는 이르되 “너 이제 자세히 관찰하라.이 모임의 성스러
                운 무리들이 모두가 눈으로 두루 살피나니 그 눈은 두루 보되
                다만 거울 속과 같아서 별다른 분별이 없느니라”하였는데 여
                기서 흔히 잘못 지나쳐 버린다.약산(藥山)이 이르되 “그 쇠가
                죽도 꿰뚫어 통과해야 한다”하였거니와,만송은 이르노니 “도

                리어 금강 같은 눈을 갖추고 명백한 마음으로 무량겁을 초월하
                라”하노라.
                  삼조가 이르되 “증애(憎愛)하지만 않으면 통연(洞然)히 명백
                하리니 한 생각이 만 년에 이르도록 받아 지녀 다함이 없게 하
                라”하였고,녹문(鹿門)이 이르되 “온 땅덩이가 학인의 한 권
                경전이요 온 천지가 학인의 한쪽 눈이라.이러한 눈으로 이러
                한 경을 읽어 천만억 겁에 잠시도 끊임이 없다”하였는데,만

                송은 이르노니 “경 읽기도 쉽지 않구나!”하노라.
                  “영웅의 힘은 겹겹의 적진을 깨뜨린다”한 것은,후한(後漢)
                의 왕망(王莽)이 그의 동생 왕심(王尋)과 왕읍(王邑)을 곤양(昆
                陽)으로 보내 광무제(光武帝)를 수십 겹이나 에워싸자 광무제는
                병졸이 약해서 왕심과 왕읍에게 항복코자 했으나 들어주지 않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