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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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上 35


               -응당 한 고향사람일 것이지.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처음의 두 구는 음(陰)․계(界)에도 머무르지 않고 뭇 인연에

                도 따르지 않는다는 부분을 송한 것이니,삼장교(소승)의 법수
                (法數)에서 5음․12처․18계를 삼과(科)라 부르는데 존자께서는
                첫 자와 끝 자만을 들어서 중간을 섭(攝)한 것이다.
                  범어(梵語)의 안나반나(安那般那)는 번역하면 출입식(出入息
                :드나드는 호흡)인데 거기에는 여섯 가지 법이 있으니,첫째
                는 셈[數:호흡을 셈],둘째는 따름[隨:드나드는 호흡을 따름],
                셋째는 그침[止:멈춤],넷째는 관[觀:지혜를 관함],다섯째는
                되돌아옴[還:지혜를 관하는 주체를 다시 관함],여섯째는 깨
                끗함[淨:청정해짐]이다.자세한 것은 천태(天台)의  지관(止

                觀) 에 있으니 보지 못한 이는 꼭 보아야 한다.
                  위산(潙山)의 경책(警策)에 이르되 “교리에 일찍이 뜻을 둔
                적이 없으니 현현한 도를 깨칠 길이 없도다”하였고, 보장론

                (寶藏論)에 이르되 “애석하도다.값진 보배가 음(陰)과 입(入)의
                구덩이에 숨었으니 언제나 신령스런 광채가 홀로 빛나서 근
                (根)과 진(塵)을 멀리 벗어나게 되리오?”하였다.

                  천동의 송에 “구름물소가 달구경을 하니 찬연히 광채를 머금
                었다”한 것은 옛사람의 시인 “물소가 달구경을 하노라니 뿔에
                서 문채가 나도다[犀因玩月紋生角]”한 것에서 유래했는데 좋
                은 이야깃거리가 아깝게도 글재주 있는 이의 정사(情思)에 의
                해 꿰어 맞추어졌도다.“나무 말이 봄 구경을 하니 늠름해서
                굴레를 씌울 수 없구나!”한 것은 “숨을 내쉴 때 뭇 인연에 빠
                지지 않는다”는 말씀을 송한 것이니 이른바 진정코 착한 행은
                자취가 없다는 격이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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