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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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西堂智藏)에게 가서 물으라”하셨다.
-다시 돛에 바람까지 곁들이는구나.
승이 지장에게 가서 물으니
-아차,남의 장단에 놀아나는구나.
지장이 이르되 “어찌하여 큰스님께 여쭙지 않는가?”하니,
-근본을 좋아하기로는 대체로 같구나.
승이 대답하되 “큰스님께서 이리 와서 물으라 하셨습니다”하
였다.
-매우 영리해서 좋구나.
지장이 이르되 “내가 오늘 머리가 아파서 그대에게 말해 줄 수
없으니 해형(海兄:百丈懷海)에게 가서 물으라”하였다.
-‘나는 마조의 제자가 될 수 없다고 할 수는 없다’했으면 좋았을 것이
다.
승이 회해에게 가서 물으니
-쓴 오이는 뿌리까지 쓰니라.
회해가 이르되 “나는 그 문제에 관하여는 모르겠다”하였다.
-단 참외는 뿌리까지 달도다.
승이 다시 마조대사께로 와서 이 사실을 고하니,
-짚신 값은 받아 가지고 가야 할걸………….
대사가 이르되 “지장의 머리는 희고[藏頭白]회해의 머리는 검
구나![海頭黑]”하였다.
-다시 30년 더 참구하라.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