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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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上 47


                  6조께서 회양(懷讓)화상에게 이르되 “서천(西天)27조가 예언
                한 바,‘네 밑에서 망아지 한 마리가 나와서 천하 사람들을 모
                두 밟아 죽이리라’하였는데 병통은 네 마음에 있으니 서둘러
                발설하지 마라”하였다.
                  나중에 벽돌을 갈고,소를 때리고,신기한 망아지가 마구에
                드는 등의 일이 있어 마조(馬祖)라 부르게 되니 소걸음,범 눈

                짓에 혀를 뽑으면 코를 지나고 발바닥에는 둥근 바퀴무늬가 있
                었다.그 법제자[法嗣]가 139인으로서 제각기 한 구역의 법주
                (法主)가 되었는데 지장과 해형이란 서당(西堂)과 백장(百丈)이
                다.
                  그 승의 동태를 살피건대 제법 불법을 배우는 사람이었던가?
                네 구절과 백 허물을 떠난 도리를 가지고 교 밖에 따로 전하는
                종지[敎外別傳宗旨]를 가늠해 보려고 했다.

                   섭대승론(攝大乘論)에 이르되 “있음[有]은 증익방(增益謗:
                덧붙이는 허물)이요,없음[無]은 손감방(損減謗:줄이는 허물)이
                요,있기도 하고 없기도 함[亦有亦無]은 상위방(相違謗:서로
                어긋나는 허물)이요,있음도 아니고 없음도 아님[非有非無]은
                희론방(戱論謗:이랬다 저랬다 하는 허물)이다”하였으니,이
                네 구절을 여의면 백 허물은 저절로 끊긴다.
                  황벽(黃蘗)이 이르되 “지름길로 곧장 알고자 한다면 일체가
                모두 옳지 못하다”하였거니와,만송은 이르노니,“분명하고 확

                실하게 알려면 일체가 옳지 않은 것이 없다”하노라.반복하여
                생각건대 네 구절을 여의지 않고 백 허물을 끊지 못했다 해서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을 왜 밝힐 수 없겠는가?용수(龍樹)
                대사는 이르시되 “반야는 큰 불더미와 같아서 4면 어디로도 들
                어갈 수 없다”하였고,또 이르되 “반야는 서늘한 못과도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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