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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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았었는데
               -원래 같은 집 식구였구먼!
               어떤 학인이 묻기를 “크게 수행하는 사람도 인과에 떨어집니

            까?”하거늘,
               -그저 좋은 일만 할지언정 앞길을 묻지는 말 것인데.
               그에게 대답하기를 “인과에 떨어지지 않는다.

               -한 구절의 합당한 말씀은 만겁에 나귀를 매는 말뚝이거니
               한 과보로 여우 몸을 받아 5백 생에 이르렀습니다.
               -그대는 인과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려는가.

               이제 화상께 청하오니 한 말씀[一轉語]대신 내려 주소서”하
            니,
               -무엇 때문에 그랬을까?

               백장이 말하되 “인과를 매(昧)하지 않는다”하니,
               -한 구덩이에 함께 묻어야 하겠군.
               노인이 말끝에 크게 깨달았다.

               -여우의 침 기운이 아직도 남았는데.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홍주(洪州)백장산(百丈山)대지(大智)선사가 매양 법좌에 오
                를 적마다 항상 어떤 노인 하나가 법문을 들었는데,그는 가섭
                불(迦葉佛)때 일찍이 이 산에 살면서 학인에게 한 말씀을 잘못
                대답한 과보로 지금까지 여우 몸을 면치 못하고 있는 터였으
                니,이는 자기 자신도 담에 부딪치고 벽에 막히는 주제에 남을
                구덩이에 빠지게 한 탓이다.
                  그는 대지에게 뒤통수에 박힌 못을 뽑고 가슴에 박힌 말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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