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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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이르러 운문의 말도 다했고,천동의 송도 끝났다.그
러한 뒤에야 운문의 의지(意旨)와 천동의 안목(眼目)을 보려고
해야 하나니,여기가 바로 이해를 계산해 볼 곳이다.
어떤 것이 운문의 의지이겠는가?그의 말을 보지 못했는가?
“자세히 점검해 보건대 무슨 기척이 있으리오?하면 또한 병이
다”하였으니,운문은 단지 병을 지적해 내기만 하였고,그 치
료법은 말하지 않았다.
어떤 것이 천동의 안목인가?운문의 치료하는 방법을 읊되
“금빛 잉어를 낚은 늙은 어부는 저자로 갈 것을 생각했는가?
표표히 일엽편주로 파도 위를 미끄러져 간다”하였으니,운문
의 대의(大意)는 장터에 들어가서 팔을 드리우고 기다리되 풍
파까지도 피하지 않으려는 데 있으니 이야말로 자기의 병을 제
거한 뒤에야 다시 남의 병을 가엾이 여긴다 한 정명(淨名)의 마
음이다.알겠는가?병이 많으니,약의 성질을 짐작하고 효험을
보고는 그 처방을 남에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