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P. 84
84
[慱飯]을 쥐어먹는 것만이야 할 수 있겠느냐?”하니,
-자랑이 너무 심하군!
수산주가 말하되 “삼계는 어찌하시렵니까?”하매,
-아직도 그런 게 남았나?
지장이 되묻되 “그대는 무엇을 삼계라 하느냐?”하였다.
-남방에서는 가하겠지만 북방에서는 아직 멀었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장주(漳州)나한원(羅漢院)계침(桂琛)선사는 장주의 목사(牧
師)왕공(王公)이 민성(閩城)의 서쪽 석산(石山)에다 지장원(地藏
院)을 세우고 청하여 주석케 한 분이다.선사는 한 기(紀:12
년)를 지나 장주의 나한원(羅漢院)으로 옮겼으므로 지장(地藏)이
라고도 불린다.
수산주(脩山主)는 법안(法眼)과 오공(悟空)및 진산주(進山主)
와 도반의 의를 맺은 터였다.호외(湖外)지방에 가다가 장주에
이르러 진눈깨비로 개울이 넘쳐 길이 막히매 성 서쪽에 있는
지장원에 가서 머물렀는데 난로[爐]를 둘러싸고 앉아 지장을
보되 전혀 무시해 버렸다.지장은 그들을 시험해 보고자 하여,
또 불을 지피면서 묻되 “일이 있는데 그대들께 물어도 되겠는
가?”하니,수산주가 대답하되 “일이 있거든 물으시오”하였다.
지장이 “산하대지와 그대들과는 같은가 다른가?”하니,수산주
가 이르되 “다르다”하였다.지장이 두 손가락을 세워 보이니,
수산주가 얼른 말을 바꾸어 이르되 “같다,같다”하니,지장이
또 두 손가락을 세워 보이고는 일어나서 나갔다.
이에 법안(法眼)이 묻되 “원주(院主:지장)가 두 손가락을 세
운 뜻이 무엇인가?”하니,수산주가 대답하되 “혼란시켜 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