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6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P. 86

86


               -대중은 괴이히 여기지 마라.
               밭 갈고 주먹밥 먹는 일,예사로운 살림이니
               -딴 것이 있을 수 없지.

               느긋이 참구한 이가 아니면 알지 못하리.
               -알려고 한들 무엇하리오?
               참구함이 풍족하면 구할 바 없음을 분명히 알리니
               -다시 천동에게는 한번 물어야 할걸.

               장자방(張子房)은 끝내 봉후(封侯)를 버렸어라.
               -그렇다 해도 신령한 거북이 꼬리를 진흙에 끄는 격이지.

               세상 잊고 돌아서니 새와 물고기와 함께하고
               -흐름을 따라 묘함을 얻었는가?
               푸른 물결에 발을 씻노라니 가을 강에 노을이 걸쳤네.
               -써도 써도 다함이 없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청량(淸涼)이 이르되 “종통은 자신의 수행을 위함이고,설통
                은 깨닫지 못한 이에게 보이기 위함이라”하였는데,그 근본은

                 능가경(楞伽經)에서 나왔다.부처님께서 대혜(大慧)에게 말씀
                하시되 “두 가지 통함[通]이 있으니,종통이라는 것은 스스로가
                수승하게 전진하는 모습을 얻음을 말미암아 문자․언어․망상
                등을 멀리 여의고 무루의 세계에 나아가거나 스스로의 깨달음
                을 말미암아 광명이 더욱 빛나는 것이니,이를 종통의 모습이
                라 한다.어떤 것이 설통의 모습인가?아홉 부류의 갖가지 교

                법을 설하되 다름[異]․다르지 않음[不異]․있음[有]․없음[無]
                등을 떠나서 공교로운 방편으로 근기에 맞게 설법하는 것을 설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